 이기춘(순천소방서장)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유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주거 난방시설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60~70년대 이전만 해도 연탄과 아궁이를 이용한 난방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후 유류를 이용한 난방시설과 도시가스를 이용한 난방 시설이 점차 보급돼 주거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중되는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연료비 부담이 적은 화목 보일러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화목 보일러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연료비 부담이 적고 상황에 따라 기존 유류 보일러와 화목 보일러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품의 안전기준 미흡, 사용자의 관리 부족 등으로 화재도 증가 추세에 있다.특히 최근에는 힐링 문화 확산으로 캠핑장에서의 사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안전 및 사용자의 화재안전의식은 개선되지 않고 상당수가 농촌지역과 한적한 야외시설에서 사용되다 보니 화재의 위험성이 높고 유사 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실제로 최근 3년 통계에 따르면 화목보일러 사용으로 인한 화재가 매년 평균 11.3%씩 증가해 매년 2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사상자의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예방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화목보일러 사용으로 인한 화재의 원인을 살펴보면 보일러의 과열이 29%로 가장 많으며 근접 가연물 방치 24%, 불씨비화 15%로 사용자의 부주의가 화재발생의 큰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목보일러의 특징은 기름보일러와 달리 온도조절 장치가 없어 쉽게 가열되고 원료의 특성상 불티가 많이 날려 쌓아둔 목재에 옮겨 붙어 화재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땔감으로 송진이 많은 소나무를 사용할 경우 타르 성분영향으로 연통이 막혀 잘못하면 폭발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이러한 화목보일러의 화재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을 알아보도록 하자.먼저, 안전한 화목보일러 설치를 위해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고정해 설치하고, 실내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콘크리트 바닥 또는 금속외의 불연재료로 된 바닥 위에 설치해야 한다.둘째, 연통은 불연재료로 견고하게 고정하고 화기가 새어나오는 구멍이 없도록 해야 한다.셋째, 연통은 보일러 몸통보다 2m이상 높게 연장하여 설치하고 천장과 0.6m이상 떨어지도록 설치해야 한다.넷째, 연통의 끝은 건물 밖으로 0.6m이상 벗어나도록 해야 하며 연통이 관통하는 벽면·지붕 등이 가연물일 경우는 금속외의 불연재료로 0.1m이상 피복해야 한다.다섯째, 연통의 연결부에는 청소구를 설치하고 보일러 설치장소를 지나는 전기배선은 매설하거나 배선관을 사용하여 피복해야 한다.여섯째, 연료용 화목 또는 기타 가연물질은 보일러 또는 연통과 2m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일곱째, 연소중에는 투입구를 닫고, 연소실·연통안에 타르, 기타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하고 타고 남은 재를 가연물 주변에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끝으로 보일러실 인근에 소화기를 비치하거나 자동 확산 소화기를 설치해야 한다. 농촌지역이 많이 분포한 우리지역 특성상 소방관서와 떨어진 원거리 지역이 많기 때문에 즉시 신고를 하더라도 화재 진화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본인과 가족, 주변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사용 중인 화목보일러 등 난방 기구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모든 사람이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편안한 겨울을 보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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