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노후 공동주택 화재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최근 부산의 한 아파트 화재로 어린 두 자매가 숨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지역에서 부모가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간
사이 8살, 6살의 두 자매가 화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이 두 사건 모두 화재 원인이 콘센트에서 시작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5년 전남소방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화재 354건 중 210건(59.3%)이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하였고, 그중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42건(20%)이며, 인명피해가 발생한 23건의 화재 중 18건(78.2%) 이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화재 발생 건수 대비 인명피해 발생율이 높은 점은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 특성 상 화재 발생 시 다수의
인명피해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대부분의 인명피해가 20년 이상 경과된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실은 노후 아파트
화재 안전 관리가 신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전남소방에서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 실효성 높은 화재 안전 대책을 추진 중에 있다.
첫 번째, 화재안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119생활안전순찰대’와 ‘복지기동대’가 협업하여 맞춤형 화재예방 점검과
안전시설을 지원한다.
22개 시․군 소방서에 설치된 ‘119생활안전순찰대’와 시․군에 조직된 ‘복지기동대’는 고령화와 농촌 인구 비중이 높은
전남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전국 최초로 도입된 제도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전기·가스 안전점검, 위험 요소 제거, 생활 불편
해소 등의 활동을 통해 일상 속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화재안전취약자 5천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 콘센트 교체, 누전차단 기능이 있는 멀티탭과 콘센트형 소화패치 등
화재 예방용 안전용품을 지원하고, 전기·가스설비 점검과 주거환경 개선까지 병행하여 화재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줄이고자 한다.
노후 아파트에 대한 119생활안전순찰대와 복지기동대 협업을 통한 화재 안전시설 지원사례는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노후 아파트
안전대책 회의에서 전국 우수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두 번째, 노후 공동주택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대상 맞춤형 소방안전교육이다.
이 교육은 노후 공동주택 밀집지역 인근 147개소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동안전체험차량과 소방서 체험시설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으로 132개소 26,827명의 학생들에 대해서 교육을 마쳤으며 미실시한 대상은 개학 후 실시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과 소화기 사용법 등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가능한
보호자까지 함께 참여하도록 구성해 가정 내에서도 화재예방 활동이 실질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세 번째, 관계인 자율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화재안전컨설팅이다.
도내 20년 이상된 노후 공동주택 971단지와 주상복합건물 25단지를 대상으로 세대 내 감지기를 기존 열감지기에서
연기감지기로 교체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추가 설치하도록 권고함으로써 초기 화재 인지율을 높일 수 있도록 관계자 등에 대하여
화재 안전컨설팅을 하고 있다.
20년 이상 노후된 아파트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미설치 되어 있고, 연기감지기에 비해 화재 인지 시간이 약 7분 늦은
열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어 대피시간 지연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전남소방본부는 최근 반복되는 노후 아파트 화재사고를 단순한 재난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관계자 중심의
자율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긴급 화재안전조사와 공동주택 화재진압 훈련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를 막는 일은 우리 소방만의 몫이 아니다. 일상 속 작은 관심과 실천이야말로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 된다.
요즘처럼 극심한 더위로 인한 전기사용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일상 속 작은 관심과 습관이 전기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최고의 예방법이다.
노후 공동주택의 화재 안전은 특정 계층이나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전남소방은 앞으로도 도민 모두가 안전한 공동주택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각지대 없는 화재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