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처
- 강진신문
- 입력일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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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읍 서산리 한 주택. 추운 날씨 탓이었던지 지붕 위로 난 굴뚝에는 연기가 쉴 새 없이 피어올랐다. 굴뚝이 연결된 보일러실로 발길을 옮기자 원통형의 화목보일러가 눈에 들어왔다.
주변으로는 어른 팔뚝만한 굵기의 땔감이 1m높이만큼 쌓여 제법 길게 놓여있었다.
집주인 A모(79)씨가 땔감 하나를 들고 보일러 뚜껑을 열자 공기를 받아들인 원통 안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동시에 흩날리기 시작한 불티는 사방으로 퍼지며 주변 장작더미로 달라붙었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이러한 식으로 보일러에 장작을 채우는 일은 하루에 3~4번 정도. A씨는 "불티가 날려도 이내 꺼지기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반응이었다. 오히려 보일러 가까운 곳에 땔감을 쌓아놓아야 사용하기 편하다는 얘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최근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소방당국이 빠짝 긴장하고 나섰다. A씨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013년도 기준, 관내에서는 250여 가정이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는 그 수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화목보일러 사용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화재발생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나무를 원료로 사용해 불티가 많이 날리는데다 순간 과열위험이 높다보니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이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는 구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례로 지난 26일 밤 7시50분께 군동면 A모(67)씨의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화목보일러실에서 발생한 불티로 인한 화재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날 화재로 보일러실 9.9㎡가 소실되면서 소방서추산 1백5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강진소방서는 화재가 발생하자 이틀 뒤인 지난 28일 군동면 마을이장 등 33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화목보일로 사용 시 주의사항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화재위험성이 크지만 안전기준은 부재한 상태다보니 교육이나 홍보를 강화해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
강진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발생건수는 총 53건으로 지난 2012년도 11건에서 지난 2013년도는 23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19건이 발생해 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화재원인으로는 부주의가 35건(65%)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적 요인이 9건(17%), 복사열에 따른 화재발생이 6건(11%)을 차지했다.
특히 화목보일러는 농촌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이 주로 사용하면서 화재 발생으로 인한 초기대응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방장비의 현장 도착시간이 도심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다보니 재산피해도 적잖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화목보일러에 따른 화재피해액(소방서추산)은 총 5억2천3백여만 원이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피해액은 1억2천여만 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진소방서 관계자는 "사용자들의 안전수칙 준수가 최선의 화재 예방법"이라면서 "연료투입구는 사용 후 꼭 닫아야 하고 나무땔감 등 가연물은 2m이상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소화기 등을 비치해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배관이 얼어있을 때 갑자기 가열하면 폭발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한다고 덧붙였다.